예능의 리얼리티쇼는 드라마를 예능화한 것이거나 예능을 드라마화한 것이다. 아니 다큐멘터리를 예능화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리얼리티는 단순 예능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예능에서 리얼리티의 큰 장점이다. 시청자들은 리얼리티를 보면서 현실을 생각한다. 그러나 리얼리티 출연 예능인들은 그 현실에서 예능적으로 연기를 한다. 예능적인 연기란 단편적인 재미와 감동을 전제로 한 말장난이나 행동장난이란 말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리얼리티를 보면서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것 또한 리얼리티의 매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버라이어티(variety)가 예능의 꽃으로 간주된다. 각 방송사 예능국에서도 능력 있는 PD들이 버라이어티에 배치돼 자신의 예능적 재능을 과시한다. 그렇다면 '버라이어티'란 무엇인가? 여러 명의 MC들이 여러 형태의 자기 장기를 가지고 주어진 상황을 대본에 애드리브를 더해 표현해 내는 포맷이 버라이어티인가? 아니면 드라마가 아닌 주어진 현실을 MC들의 예능적 장기로 카메라 앞에서 풀어내는 것이 버라이어티인가?

〈무한도전〉,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단비〉 등을 미국 연출자들이 본다면 아마 '리얼리티쇼(reality show)'로 분류할 것이다. 미국에서 '리얼리티쇼'란 어떤 상황, 예를 들면 집안에 여러 쌍의 남녀를 넣어 놓고, 아니면 10명 정도를 사막 등 극한 상황에 처하게 한 다음 거기서 다시 상황을 주든지, 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미국은 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리티쇼가 대세라는 점이고, 우리는 다 연예인들이 대상이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거기나 우리나 시청자들은 '실제 상황(reality)'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연기된 실제 상황인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실제 상황을 가장(camouflage)하는 것이다. 그래서 '리얼리티쇼'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미국 CBS 〈서바이버〉에서는 실제로 사랑에 빠져서 키스도 했는데 마지막 편에서는 "나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무슨 말이냐? 연기한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미국이나 한국이나 버라이어티 쇼의 성공은 '카메라 앞에서 실제를 가장한 연기를 얼마나 리얼하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작자들은 "버라이어티든 리얼리티든 재미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할지도 모른다. 여러분이 버라이어티를 기획한다면 '주어진 상황에 잘 대응하는 연예인이나 일반인들을 어떻게 찾느냐'가 성공의 첫째 관건이 될 것이고 둘째는 '어떤 상황을 줄 것인가' 또 '어떻게 줄 것인가'가 될 것이다. 버라이어티 연출이, 그냥 맡겨 놓으면 될 것 같지만 가장 어려운 연출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버라이어티는 '대본 없는 현장 드라마'다. 다음은 리얼리티쇼 연출 기법을 정리한 것이다.

1. 현실을 가장하라

리얼리티의 현실성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실제 이야기로 시청자들이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도 실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로 생각한다. 그래서 리얼리티는 자신들의 피부에 와 닿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연출자의 입장에서 보면 리얼리티는 현실을 가장한 드라마이거나 과장된 출연자의 연기를 위장한 다큐멘터리 성격을 띤다. 즉, 현실을 표방한 가상 세계를 보여 주는 것이다. 그래서 리얼리티의 연출 첫째 포인트는 '현실을 가장하라(camouflage of reality)'다.

2. 현실은 재미를 위한 소재일 뿐

시청자들은 〈1박2일〉이나 〈무한도전〉을 보면서 현실과 팩트를 본다. 즉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생동감이 있다고 느낀다. 그 느낌은 단순히 거친 카메라워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일반 예능프로그램처럼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정제되지 않은 현실감.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현실감 속에서 표현되는 것은 예능감이라는 것이다. 즉 재미를 위해서 진짜 현실은 왜곡되어야 한다. 그것이 리얼리티가 다큐멘터리와 다른 점이다. 다큐멘터리가 '있는 현실(reality as it is)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면 리얼리티는 '있는 현실 중 재미있게 표현된 것만' 보여준다.

리얼리티에서 감동은 재미를 주는 범위 내에서만 보여 줄 수 있다. 즉 현실은 예능적 재미를 위해 희생된다. 현실은 예능적 재미를 보여 줄 수 있을 때에만 존재한다. 그런 이유 때문에 미국에서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리얼리티쇼(reality show)라고 부른다. 각종 국제상에서도 'reality show' 카테고리로 리얼리티를 시상한다. 즉 리얼리티를 다큐멘터리나 시사의 리얼리티와 구분해 쇼로 본다는 것이다.

3. 출연자는 엔터테이너다

리얼리티를 제대로 연출한다는 것은 현실과 예능을 교묘하게 엮어서 시청자들이 리얼리티 속 내용을 재미있는 현실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리얼리티 출연자의 경우는 더욱 더 그렇다. 리얼리티 출연자가 프로그램에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것을 사실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것은 프로그램 콘셉트에 맞게 연기를 한 것으로 보면 된다. 〈무한도전〉 의 출연자가 프로그램에서 한 행동과 생각을 일반 생활에서 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그러나 연출자는 출연자들이 리얼리티에서 행한 행동을 현실의 일상생활에서도 할 것처럼 시청자들을 현혹시켜야 한다. 쇼는 쇼일 뿐이다. 쇼가 다큐멘터리가 될 수는 없다.

4. 최대한 많이 찍어라

예능에서 리얼리티의 촬영은 멀티캠을 활용한다. 즉, 등장인물 한 명 당 한 대의 카메라를 배치하고 상황을 따라가는 카메라 따로, 전체 상황을 볼 수 있는 카메라를 따로 배치한다. 그 이유는 벌어진 상황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잡아 스토리라인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파인컷의 선택은 편집실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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